눈에 안 보여서 더 위험한 실내화 속 세균 이야기
실내화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께서 실내화나 슬리퍼는 그저 집 안이나 건물 내부에서만 신는 용도이기 때문에 “밖에서 신는 신발처럼 더러워지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한 번 천천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실내에서만 사용한다는 안도감에, 오히려 더 자주 세탁을 잊고 방치하게 되는 것이 바로 실내화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실내화에는 우리가 눈으로는 잘 보지 못하는 ‘숨은 오염’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예를 들어, 실내에서 요리를 하거나 욕실 근처를 걸어다닐 때, 보이지 않는 기름기나 수증기, 먼지, 심지어 곰팡이 포자까지 발바닥을 통해 슬리퍼에 흡착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맨발로 슬리퍼를 신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부 각질이나 땀도 고스란히 실내화 안에 흡수됩니다. 이쯤 되면 슬리퍼는 그저 ‘편한 신발’이 아니라, 일종의 발밑 위생 포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더 심각한 경우, 세탁 없이 오랫동안 방치된 슬리퍼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하거나, 발 뒤꿈치에 무좀균이 전염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냄새만의 문제일까요? 보이지 않는 세균과 곰팡이도 주의하세요
“슬리퍼에서 냄새가 나면 그때 세탁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는 건 이미 곰팡이나 세균이 상당히 증식했다는 ‘신호’일 뿐, 시작점이 아닙니다. 특히 욕실 슬리퍼처럼 물기가 자주 닿는 실내화의 경우는 세균과 곰팡이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습기, 따뜻한 실내 온도, 어두운 환경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그 어떤 고급 소파보다도 슬리퍼는 ‘미생물의 안락한 집’이 되어버립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이 함께 사는 가정에서는 이 문제가 더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바닥에 자주 앉고, 맨발로 뛰어다니며, 슬리퍼를 장난감처럼 들고 놀기도 하니까요. 세탁하지 않은 실내화에 쌓인 세균이나 곰팡이들이 무의식 중에 손에, 얼굴에, 입에 닿는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지 않으신가요?
얼마나 자주, 어떻게 세탁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실내화나 슬리퍼는 얼마나 자주 세탁하는 게 좋을까요? 일반적인 가정용 실내화의 경우, 최소 2주에 한 번은 세탁해 주시는 것이 위생 관리에 좋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이 많고 습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 간격으로 세탁하셔도 무방합니다. 욕실 슬리퍼의 경우는 주 1회가 기본이며, 자주 물에 젖는 환경이라면 3~4일에 한 번 정도 빠르게 세척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세탁 방법도 중요합니다. 천으로 된 실내화는 세탁망에 넣어 미온수로 세탁기를 돌려주시고, 고무 소재나 플라스틱 슬리퍼는 중성세제를 사용하여 솔로 문질러 세척한 후 완전히 건조시켜 주셔야 합니다. 특히 ‘완전한 건조’는 꼭 기억하셔야 할 포인트입니다. 약간이라도 습기가 남아 있다면, 그것이 다시 곰팡이 번식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내화 관리도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투자’입니다
우리는 아침마다 양치를 하면서 “치아는 내 몸의 건강의 거울”이라고 말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실내화는 발의 건강을 지키는 아주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작지만 매일 신는 실내화가 깨끗하게 유지되면 발 냄새를 줄일 수 있고, 무좀이나 습진, 알레르기 피부 반응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세탁을 통해 삶의 질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작은 습관, 그것이 바로 실내화 관리입니다.
실내화나 슬리퍼는 그냥 발을 덮어주는 물건이 아닙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많이 접촉하는 ‘생활의 바닥면’이며,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위생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켤레의 실내화가 우리의 건강에 끼치는 영향, 이제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겠지요?
마무리하며: 다음 세탁일, 달력에 표시해보세요
혹시 이 글을 읽고 나서, “우리 집 슬리퍼 세탁한 게 언제였지?” 하고 떠올리셨다면, 지금이 바로 시작할 타이밍입니다. 빨래할 때 한 켤레만 슬쩍 더 넣는 것으로도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혹은 욕실 청소할 때 슬리퍼도 함께 솔질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다음 세탁일을 미리 캘린더에 체크해두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가 일상의 건강을 바꾸는 시작점이 되듯, 실내화 세탁도 그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발끝에서 시작된 위생이 온 집안의 건강까지 이어지니까요. 오늘부터라도 한 켤레의 실내화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보시면 어떠실까요?